10월 27일, 쾰른에서 ORGATEC이 문을 연다. 주최 측이 올해 고른 문장은 “From rooms to relationships: designing spaces in an ever-changing world”, 방에서 관계로 가는 길이다. 그 길의 출발점인 방을 한국의 「정부청사관리규정 시행규칙」은 계급별 제곱미터로 적어 두었다.
그 표에서 비고 칸에 접견실, 곧 손님을 맞는 방이 이름으로 적힌 줄은 장관실의 165제곱미터 하나뿐이다. 이 글은 거기서 출발한다. 표가 적지 않은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이다. 책상 뒤에 앉은 사람과 맞은편 의자 사이의 몇 미터, 탁자 둘레의 자리는 그 방에서 오갈 대화의 결을 미리 기울여 두고, 그 간격은 배치도 위에서 정해진다.
주최 측은 이 주제가 인간적 차원에 초점을 맞춰, 사람들이 워크플레이스와 컨트랙트 환경에서 어떻게 관계를 맺고 끊임없는 변화에 대처하는지를 탐구한다고 설명한다. 이 글은 그 관계를 표의 빈칸, 곧 의자와 의자 사이에서 찾아본다. 27일 문이 열리면 나도 입장권 한 장을 들고 쾰른에 있을 것이다.
정부청사 규칙은 방을 계급별 넓이로 나눈다
2021년 9월에 개정된 이 규칙의 별표 1, 「청사취득 및 배정면적기준」을 펼치면 사무실 면적이 계급의 순서를 따라 내려간다. 장관실과 장관급 기관장실은 단독사무실 165제곱미터이고, 비고에는 집무실·접견실·비서실이 적혀 있다. 차관실은 99제곱미터에 집무실·비서실이다. 표의 아래쪽에서 5급 사무관, 6급 이하 일반직원 등의 기준은 일반사무실 7제곱미터가 되고, 비고 칸의 말은 ‘집무면적’ 하나로 줄어든다. 표 밑에는 각 기준면적을 실·과의 업무 형태와 특성을 고려해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는 단서가 붙어 있다.
표의 칸은 계급별, 구분, 일반사무실, 단독사무실, 비고로 나뉜다. 손님의 의자를 어디에 둘지 적는 칸은 그 가운데 없다. 방 이야기는 보름 전 결정하는 사람의 방에서 한 번 했다. 이번에는 넓이 대신 간격을 잰다.
책상 뒤의 사람에게서 2.4미터, 대화는 더 격식을 띤다
넓이가 말해 주지 않는 것을 인류학자 에드워드 T. 홀(Edward T. Hall)은 1966년 『The Hidden Dimension』에 피트 단위로 적었다. 사람들이 서로 사이에 두는 거리를 다룬 이 책에서 사회적 거리의 먼 단계는 7피트에서 12피트, 약 2.1미터에서 3.7미터다. 홀에 따르면 그 거리에서 오가는 업무상의 대화와 사교적 대화는 가까운 단계에서보다 격식을 띤다. 중요한 사람들의 사무실 책상은 방문객을 바로 그 먼 단계에 둘 만큼 크고, 표준 크기의 책상이 놓인 사무실에서도 맞은편 의자는 책상 뒤에 앉은 사람에게서 8피트나 9피트, 약 2.4미터에서 2.7미터 떨어져 있다고 그는 쓴다.
165제곱미터든 7제곱미터든 표가 정하는 것은 넓이다. 홀을 따라 읽으면 대화의 격을 먼저 정하는 것은 그 넓이보다 책상 뒤의 사람과 앞 의자 사이의 몇 미터다. 장관실 비고에 접견실이 따로 적힌 것을 나는 그 몇 미터를 다른 방에서 한 번 더 고를 수 있다는 뜻으로 읽는다.
두 자리 사이가 멀수록 매주 말을 나눌 확률은 낮아진다
표는 한 사람 몫의 넓이를 정할 뿐, 그 넓이들을 어떻게 이어 붙일지는 배치를 짜는 사람에게 남겨 둔다. 그 이음새를 들여다본 사람이 토머스 J. 앨런(Thomas J. Allen)이다. 그는 연구개발 조직 안에서 기술 정보가 흐르는 길을 연구했고, 1977년 MIT Press에서 그 작업을 『Managing the Flow of Technology』로 묶어 냈다. 책에는 두 사람이 매주 소통할 확률을 둘 사이의 거리에 따라 나타낸 그림이 실려 있다. 거리가 멀어질수록 그 확률이 낮아진다는 것은 아마 누구에게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앨런은 쓴다. 그가 놀랍다고 한 것은 실제로 낮아지는 속도였다. 2007년 귄터 헨(Günter Henn)과 함께 낸 『The Organization and Architecture of Innovation』에서도 거리가 늘수록 소통 확률이 내려가는 그림이 다시 나온다.
앨런이 본 것은 연구개발 조직이고, 그 결과를 모든 사무실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다. 그래도 규칙의 단서에서 한 가지 생각을 빌려 올 수 있다. 업무 형태에 따라 넓이를 늘리고 줄일 수 있다면, 개인 자리에서 덜어 낸 몇 제곱미터를 여러 팀이 함께 앉는 자리로 돌리는 방법도 있다. 매주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사람들이 쓰는 코워킹 가구를 그들의 책상에서 멀지 않은 곳에 두는 것이 앨런의 그림을 사무실에 옮기는 가장 소박한 방식이라고 본다.
회의 테이블은 그 위에서 오갈 대화의 종류를 먼저 묻는다
로버트 소머(Robert Sommer)가 1965년 『Sociometry』에 발표한 「Further Studies of Small Group Ecology」는 두 가지 방법을 함께 쓴다. 하나는 종이와 연필로 답하는 설문으로, 무엇을 함께 하느냐에 따라 선호하는 자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물었다. 대체로 가볍게 대화하는 집단은 모서리를 사이에 둔 자리를, 협력하는 집단은 나란히 앉기를, 각자 일하는 집단은 떨어진 배치를, 경쟁하는 집단은 마주 보는 자리를 선호했다. 다른 하나는 관찰이다. 대화가 권장되는 카페테리아와 대화가 억제되는 도서관에서 학생 두 사람씩을 지켜보았더니, 카페테리아의 짝들은 마주 앉기를, 도서관의 짝들은 멀리 떨어져 앉기를 골랐다. 소머는 이런 자리 배치를 조절하는 데 눈맞춤이 하는 역할도 논의한다.
설문의 답은 선호이지 회의의 결과를 잰 것이 아니고, 1965년의 연구를 법칙처럼 쓸 일도 아니다. 다만 정부청사 규칙이 업무 형태에 따라 넓이를 조정할 여지를 두었듯, 회의 테이블도 그 위에서 열릴 회의의 형태에 맞춰 고를 수 있다. 함께 초안을 다듬는 자리가 주가 된다면, 나란히 앉을 수 있는 긴 변을 가진 탁자가 소머의 설문이 보여 준 선호에 가깝다.
규칙의 넓이, 연구의 거리
165제곱미터, 장관실. 비고는 집무실·접견실·비서실. 홀의 기록: 중요한 사람의 책상은 방문객을 사회적 거리의 먼 단계, 약 2.1-3.7미터에 둘 만큼 크다.
7제곱미터, 사무관·일반직원 등. 비고는 집무면적. 홀의 기록: 표준 크기의 책상이 놓인 사무실에서도 맞은편 의자는 책상 뒤의 사람에게서 약 2.4-2.7미터(8-9피트) 떨어진다.
7제곱미터와 7제곱미터 사이. 표에는 칸이 없다. 앨런의 기록: 연구개발 조직에서 두 사람이 매주 소통할 확률은 거리가 멀수록 낮아지고, 그 속도를 앨런 스스로 놀랍다고 했다.
비고 1, 업무 형태에 따른 증감. 소머의 기록: 설문에서 협력하는 집단은 나란히 앉기를, 경쟁하는 집단은 마주 보기를 선호했다.
전시장의 가구에서 의자 하나의 거리를 읽는다
ORGATEC 안에서 열리는 일 문화 페스티벌은 주제 가운데 하나인 “Empowered Experience”를 동기와 만족을 높이는 새로운 업무 환경으로 소개한다. 그런 환경을 전시장에서 볼 때 나는 가구마다 한 가지를 따져 보려 한다. 책상이라면 그 뒤에 앉을 사람과 맞은편 의자 사이가 몇 미터가 될지.
그 거리를 알고 고른 방은 쓰는 사람에게 선택지를 남긴다. 한 방 안에 먼 거리와 가까운 거리를 모두 마련해 두면 방의 주인은 대화마다 알맞은 쪽을 고를 수 있다. 책상 너머의 의자는 격식이 필요한 대화에 남겨 두고, 오래 함께 일할 사람과는 회의 테이블의 같은 변에 나란히 앉으면 된다.
넓이는 규칙이 나누어 주지만, 거리는 가구를 고르는 사람이 정한다.
빠른 답변
ORGATEC 2026은 언제, 어디서 열리나요? 2026년 10월 27일부터 30일까지 독일 쾰른에서 열립니다. 주최 측이 정한 주제 문장은 “From rooms to relationships: designing spaces in an ever-changing world”입니다.
한국 정부청사의 사무실 기준면적은 어떻게 정해져 있나요? 「정부청사관리규정 시행규칙」 별표 1(2021년 9월 개정)에 따르면 장관실은 단독사무실 165제곱미터(비고: 집무실·접견실·비서실), 차관실은 99제곱미터, 5급 사무관, 6급 이하 일반직원 등은 일반사무실 7제곱미터입니다. 각 기준면적은 실·과의 업무 형태와 특성을 고려해 늘리거나 줄일 수 있습니다.
방문객 의자는 책상 뒤에 앉은 사람에게서 얼마나 떨어져 있나요? 에드워드 T. 홀은 『The Hidden Dimension』(1966)에서 표준 크기의 책상이라도 맞은편 의자가 책상 뒤에 앉은 사람에게서 8-9피트, 약 2.4-2.7미터 떨어져 있다고 썼습니다. 이는 대화가 더 격식을 띠는 사회적 거리의 먼 단계(7-12피트, 약 2.1-3.7미터)에 속합니다.
회의 테이블에서는 어떤 자리가 선호되나요? 로버트 소머가 1965년 『Sociometry』에 발표한 연구의 설문에서 대체로 협력하는 집단은 나란히 앉기를, 가볍게 대화하는 집단은 모서리를 사이에 둔 자리를, 경쟁하는 집단은 마주 보는 자리를 선호했습니다. 이는 선호를 조사한 것이며 회의 결과를 측정한 것은 아닙니다.